그녀를 바꾸어달라고 했지만 그녀는 없다고 했다.
그녀는 아마도 도서관을 갔는지.
나는 내가 떠나는 것에 대하여 그녀에게 말을 하려고 전화를 걸었던 건 아니었다.
다만 그녀의 목소리를 한번 듣고 싶었을 뿐인데,
내가 길 위에서 그녀를 위해 회상을 하게 될 때 그 목소리를 기억하고 싶어서,
내가 그녀에게 왜 더 다가갈 수 없었고
그녀가 바라보던 먼 곳이 어디인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어느 날
내가 얼마나 슬펐는지를 떠올릴 때마다 그 목소리와 가까이 있고 싶어서.
내가 만났던 현자가 늙은 공무원이었던 것처럼 그 목소리를 내 곁에 둘 행운이 나에게는 없었고
내 할머니가 예언자가 아니었던 것처럼 나는 목소리를 지니지 못한 채 길을 떠나게 되었다.
나는 또 어느 길에선가 회상을 하게 될 것이고 그때,
내가 지니지 못한 그 목소리가 우연처럼 나를 부르기를……
그리고 그 무덤.
어느 날 다시 이곳을 들르는 나에게 빛이 되기를……
나는 지금 떠난다.
- 모래도시 '슈테판의 회상' 중